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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살생한 과보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 봐요. 그 과보를 그대로 받는다면 당장 그 사람이 나를 죽여야겠지요. 그런데 나는 지금 죽지 않고 살아 있어요. 그렇게 되면 비록 여러 가지 병치례를 하고, 수많은 구설수에 오른다 해도 안 죽고 살아 있는 것만 해도 고맙게 여겨지지 않겠어요? (답답하면 247)
2.
살아가면서 고통이라 할 만한 일이 생길 때마다 이 생각을 떠올리면 그 상황이 괴롭게 느껴질까요? 과보가 이 정도인 것만 해도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미 자기에게는 재앙이 아니지요. 이런 일, 저런 일이 생겨도 그냥 고맙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남들은 놀라운 시선으로 나를 보겠지요. '저 사람은 정말 보살이구나. 절너 구설수를 듣고도 가만히 있고, 저렇게 몸이 아픈데도 계속 일을 하는구나라고 말이지요. 이렇게 지은 인연을 알게 되면 자기의 과보를 기꺼이 받으려는 마음이 되기 때문에 자연히 보살로 살게 됩니다. (248)
3.
내 인생살이가 순탄치 못하다는 건 내 인생이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인생이 순탄치 못하더라도 내가 살생의 인연을 지은 사람이란 걸 자각하면, 그 정도는 지은 인연의 과보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일이 닥쳐도 이만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면 내 앞에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고통스럽지 않으면 불행한 인생이 아니라 행복한 인생입니다. (249)
4.
전생에 살생의 인연을 지었다는 것은, 전생에 지은 나쁜 죄 때문에 이생에서 고생함녀서 살아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불교에서는 '업이 다를 뿐이고 좋고 나쁜 것은 없다.'라고 합니다. 지은 업을 알고 기꺼이 받아들이면 아무 문제도 없는 거지요. 쥐약인 줄 모르고 먹은 사람은 먹고 죽게 되니까 괴로워하지만, 쥐약인 줄 아는 사람은 아무리 배고파도 먹지를 않습니다. 그런데 쥐약인 줄 알고 먹지 않는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쥐약인 줄 알고 먹는 사람도 있어요. 죽으려는 사람이겠지요.
불교는 '먹어라, 먹지 마라.'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쥐약인 줄 모르고 살려고 먹었는데 죽게 되어 괴로워하니까 그것이 쥐약임을 알려 주는 가르침입니다. (답답하면 249)
T.
지은 인연을 어떻게 알까? 우리는 지은 인연은 모른채 결과만을 받아들게 되어있다. 따라서 과보를 통해 지은 인연을 유추해 본다면 내가 살생한 과보를 받고 있구나 생각할 수 있고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살아가는데 있어서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이런 마인드 컨트롤이 효과적이다. 흔히 '액땜 했다'고 하는 것은 한국 문화에 내려오는 마인드 콘트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