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그와 같은 절대적 실재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어떻게 주장할 수 있을까요? 그와 동시에 '그것[물자체]을 알 수 없는 것'을 어떻게 단언할 수 있을까요? 이것이야말로 일종의 불합리한 개념적 곡예입니다. 하지만 내가 '말해지는 모든 것은 관찰자에 의해 말해지는 것이다'라고 주장할 때, 나는 또 다른 핵심적인 질문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이 질문은 실재, 진리, 그리고 존재의 본질에 대한 전통적인 철학적 담론 체계를 변화시킵니다. 이 질문은 주어지는 것으로 간주되는, 그리고 우리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외부 실재의 연구와는 더 이상 관계가 없습니다. 나는 관찰자로 작동함으로써 관찰자의 작동들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나는 언어 속에서 살아감으로써 언어를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요컨대 우리..

0.자기가 하는 모든 일, 다시 말해 무엇을 보거나 맛보거나 고르거나 물리치거나 말하거나 하는 모두가 타인과 공존하면서 (우리가 기술한 기제를 통해) 한 세계를 산출하는 일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자기 자신을 이런 현상들과 똑같은 성질의 것으로 보도록 독자들을 유혹햇다면, 우리는 이 책을 쓰면서 세운 첫째 목표를 이룬 셈이다.이런 고찰 방식은 당연히 우리를 순환적 상황 속으로 밀어넣는다. 아마 이것은 예셔의 처럼어지러움을 불러이르킬 것이다. 이것이 어지러운 까닭은 이전처럼 확실한 준거를 바탕으로 기술할 수도, 그 기술이 타당함을 주장하고 방어할 수도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이 그렇다. 만약 관찰자인 우리로부터 독립한 객관적 세계가 있고, 우리가 신경계에 바탕을 둔 인식활동을 통해..

T. 신경체계의 폐쇄(성)와 관찰자의 외적 관점이라는 가정들은 내가 올바르게 이해한 것이라면, 관찰에 대한 두 가지 전망들의 구분을 함축합니다. 한편으로 관찰자들은 체계에 가해진 외적 충격을 서술하며, 자극과 대응, 투입과 산출, 원인과 결과 사이의 상호관계들을 구성합니다. 여러 가지 감각의 신경들은 항상 그에 상응하는 느낌들, 예를 들어 빛, 소리, 압력 등을 불러일으키는데 그는 이러한 일이 그런 느낌을 초래하는 자극의 물리적 속성과는 무관하게 진행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체계는 그 자신의 특유한 방식으로 - 외적 영향들과 독립적으로 - 작동합니다. [알다시피 비행기 외부에서 일어난 것은 비행기 안의 작동적인 동학과 관계가 없었으며,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생리학..
신경계는 작업적 폐쇄성을 지니므로 신경계의 작업방식은 극단적인 두 범주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곧 표상주의적이지도 유아론적이지도 않다. 유아론적이 않은 까닭은 신경계가 유기체의 일부로서 유기체와 환경이 주고받는 상호작용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환경이 끊임없이 유발하는 유기체의 구조변화에 따라 유기체의 역동적 상태들이 변조된다. 그런 까닭에 동물들은 마치 환경과 상관없이 자기 각본에 따르듯 행동하지 않으며, 또 관찰자인 우리에게 동물의 행동방식은 일반적으로 그것의 생활조건에 알맞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다고 해서 신경계의 작업에 어떤 '안'이나 '밖'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앞의 예에서 잠수함 계기가 가리키는 것들처럼 오직 자신의 상관관계들을 끊임없는 변화속에서 유지하는 일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신경..
1. 해결책은 일종의 논리적 장부기재를 유지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처음에 강조했던 "말한 것은 모두 어느 누가 말한 것이다"라는 점을 결코 잊지 않는 것이다. 거짓모순의 해결책들이 다 그렇듯이, 기존의 대립 속에서 생각하기를 멈추고 더 큰 맥락 속에서 문제를 새롭게 제기하는 것이다. 2 실제로 문제는 간단하다. 관찰자인 우리는 우리가 구분하기에 따라 한 개체를 여러 영역에서 살필 수 있다. 1)한편으로 우리는 체계의 구성요소들이 작업하는 영역, 곧 체계 안의 상태와 구조변화의 영역에서 체계를 살필 수 있다. 구성요소들의 작업에 대해 (체계 내부의 역동성에 대해) 환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말해 무관하다. 2)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개체와 환경의 상호작용을 살필 수 있으며 나아가 이 상호작용의..
1. 신경계에 대한 통속적이고 지배적인 견해를 따르면 신경계란 유기체가 환경에서 가져온 정보들로 세계에 대한 표상을 만들고 또 이것을 바탕으로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계산하는 데 쓰는 도구다. 이 견해에 담긴 가정에 따르면 환경 자체의 특징들이 신경계에 입력되면 신경계가 이것들을 이용해 행동을 산출한다. 그러나 이미 살펴보았듯이 신경계란 유기체의 일부로서 구조에 따라 작업할 뿐이다. 따라서 환경의 구조는 신경계에 변화를 유발할 뿐 그것을 결정하지는 못한다. 관찰자인 우리는 신경계와 환경의 구조를 함께 살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치 신경계가 환경에 대한 표상들을 가지고 작업하여 유기체의 행동이 생기는 것처럼 또는 마치 행동이 어떤 목표지향적인 과정의 산물인 것처럼 기술할지 모른다.[목적인의 환상]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