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나'의 실제 상태는 무엇일까요? 자동차가 바퀴나 축 등과 같은 여러 부분들에 의존해서 존재하듯이 '나'는 관습적으로 마음과 몸에 의존하여 형성됩니다. 몸과 마음과는 별개로 존재하거나, 혹은 몸과 마음 안에서 발견되는 '나'는 없습니다. 이름뿐 이러한 이유로 불교에서는 '나', 그리고 모든 다른 현상들을 '이름뿐'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나', 그리고 다른 모든 현상들이 단지 말에 불과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말은 실제 대상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름뿐이라는 말은 모든 존재와 현상은 독자적 실체로서 스스로 성립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이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 그리고 다른 모든 현상들이 단지 이름과 생각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연기는 물질적이건 정신적이건, 혹은 그밖의 다른 형태건 모든 무상無常한 현상들은 어떤 원인과 조건에 의존해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원인과 조건에 따라 생겨나는 것은 스스로 존재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T1000.0 : 연기緣起는 원인과 조건에 따라 즉 인연因緣에 따라 일어나는 것이며 따라서 스스로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즉 공空하다. 모든 게 부처인 이유는 모든 게 연기를 이루기 때문이다. "연기를 보는 자 부처를 본다"고 했는데 무엇을 보든, 무엇을 하든 그것이 연기임을, 인연임을, 공임을, 있는 그대로를 본다면 부처를 보는 것, 곧 부처가 되는 길.
제3부 감정의 기원과 본성에 관하여 정리16. 정신을 보통 기쁨이나 슬픔으로 자극하여 변화시키는 대상에 다소 유사한 어떤 사물을 우리가 표상한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물이 그 대상과 유사한 점이 그러한 감정의 작용원인이 아닌데도, 우리는 그것을 사랑하거나 미워할 것이다. 증명: 그 사물이 그 대상과 유사한 점을 우리는 (가정에 의하여) 대상 자체 안에서 기쁨 또는 슬픔의 감정과 함께 고찰하였다. 그러므로 (정리 14에 의해) 정신은 유사점의 표상으로부터 자극받아 변화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유사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우리가 지각하는 사물은 (정리 15에 의해) 우연에 의하여 기쁨 또는 슬픔의 원인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정리 15에 계에 의해) 그 사물이 그 대상과 유사한 점이 그러한 감정의 작용원인..
내가 궁금한 점을 질문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더 많이 이해할수록 자비심을 느끼는 능력이 커진다는 건 충분히 이해하겠습니다. 사실 자비심의 정의에는 타인의 고통을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전에 좀더 근본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자신이 고통을 겪는 것도 바라지 않는데, 왜 다른 사람의 고통을 떠맡길 원할까요? 대부분은 고통을 피하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습니다. 심지어 마약에까지 손을 댑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우리가 다른 사람의 고통까지 일부러 떠맡겠습니까?" 한순간도 주저하지 않고 달라이 라마가 대답했다. "자신이 겪는 고통은 자비심을 갖고 타인의 고통을 함께 경험할 때 느끼는 고통과 크게 다르다고 난 생각..
"하지만 사랑이나 자비심은 주관적인 감정입니다. 사랑과 자비심이라는 감정은 그것이 집착과 섞여 있든 아니면 진정한 것이든 똑같을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두 가지 종류의 자비심에서 똑같은 감정이나 느낌을 경험한다면, 굳이 둘을 구별하는 것이 왜 중요합니까?" 달라이 라마는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먼저 진정한 사랑과 자비심은 집착에 기초한 사랑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성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똑같은 느낌이 아닙니다. 진정한 자비심의 느낌은 더욱 강하고 깊습니다. 또한 진정한 사랑과 자비심은 훨씬 변함이 없고 믿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낚시 바늘에 걸려 몸부림치는 물고기처럼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어떤 동물을 본다면, 당신은 자연스럽게 그 고기의 고통을 곁에서 지켜보기가 힘들다는 느낌..
달라이 라마가 대답했다. "자비심은 다른 생명체에게 폭력을 쓰지 않고 해를 끼치지 않으며, 공격적이지 않은 마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고통에서 해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며, 또한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 책임감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티벳어로 '체와'라고 부르는 자비심의 의미 속에는 자기 자신을 이롭게 한다는 뜻도 들어 있습니다. 자비심을 키우면서 사람은 먼저 자신이 고통에서 해방되길 바라고, 그런 마음을 가진 뒤엔 그 마음을 더 키워 다른 사람도 감싸안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비심에 대해 말할 때, 종종 자비심을 집착과 혼동할 위험이 있습니다. 우리는 먼저 사랑과 자비심에는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첫번째 종류의 자비심은 집착과 섞인 것입니다. 다시 말해, 누군가를 사랑하..
제3부 감정의 기원과 본성에 대하여 정리 15. 모든 사물은 우연에 의해서 기쁨이나 슬픔, 또는 욕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증명: 정신이 동시에 두 감정에 의하여, 즉 하나는 정신의 활동능력을 증대시키지도 감소시키지도 않는 것, 다른 하나는 그것을 증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것에 의하여 자극받아 변화된다고 가정해보자(요청 1 참조). 정리 14에 의해 다음의 사실이 명백하다. 즉, 정신이 나중에 (가정에 의하여) 그 자체로서는 정신의 사유능력을 증대시키지도 감소시키지도 않는 첫 번째 감정에 자극받아 변화될 때, 정신은 즉시 자기의 사유능력을 증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두 번째 감정에도, 즉 (정리 11의 주석에 의하여) 기쁨 또는 슬픔에도 자극받아 변화될 것이다. 따라서 첫 번째의 그 사물은 그 자체에 의해서..
내가 말했다. "아리조나에서 우리는 인간 관계에서 자비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고, 어제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데 감정 이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이야기했습니다." 달라이 라마가 고개를 끄떡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것 말고 인간 관계의 특별한 방법이나 기술이 없을까요?" "글쎄요. 어제 말씀드렸다시피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한두 가지 간단한 기술을 찾아낼 순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데 필요한 몇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당신이 만나는 사람들의 배경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좀더 마음을 열고 정직한 자세를 갖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나는 다음 말을 기다렸지만 그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