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란 큰 생명이고 개체는 작은 생명으로 잘못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작다고 해서 그 부피 만큼 만의 생명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모습 그대로 우주의 생명이며, 다른 모든 생명들 또한 그렇습니다. 어느 것이 더 큰 생명의 가치를 갖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가 서로를 살리면서 법계의 흐름을 인연의 앎으로 드러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느 것 하나 소중하고 귀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생명이 현상을 갖는 모습만으로 드러나는 것일 수 없습니다. 텅 빈 공겁空劫이 모습으로 드러나는 생명과 다른 것 같지만 빈 모습 그대로가 생명의 모습입니다. 빈 모습과 드러난 모습의 어느 한쪽이 생명의 본질일 수 없습니다. 생명이란 어떤 모습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모습이 그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도 모습..
마음과 무명과 앎이 우주 법계의 소식 생멸하는 변화에 생멸하지 않는 우주를 담고 있는 것이 마음이며, 이 마음이 드러나는 것은 하나하나의 앎입니다. 자각하지 못하면 무명이지만, 무명은 인연이 드러내는 앎이기에 마음과 무명과 앎이 우주 법계의 소식입니다. 우주 법계의 인연들은 모양을 달리하는 앎의 흐름으로 언제나 생멸 그 자체입니다. T1000.0 : 한 마음은 우주 법계의 소식. 마음은 그 자체 소식이고 정보이고 앎이다. 한 마음이 일어나면 우주 법계로서의 신체 변용의 정보가 생겨난 것이고 사라지는 것 또한 정보가 사라진 것. 한마음 한마음이 인연의 총상인 신체의 변용을 정보로 전달되는 정보의 이행이다. 그리하여 이 정보의 이행에 예속되지 않는 자유가 기쁨과 슬픔에 머물지 않는 평안으로...
마음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법계의 인연 '생멸심'이란 생겨나는 마음이며 없어지는 마음을 말합니다. 그러나 마음은 생겨나는 것도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마음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법계의 인연입니다. 생겨나는 것 같지만 그것이 마음의 얼굴이 아니고, 없어지는 것 같지만 그것 또한 마음의 모습이 아닙니다. 어느 것도 마음이라는 것과 상응하지 않는 것이 없지만, 그렇기에 어느 것도 마음일 수 없습니다. 있다는 생각이나 없다는 생각, 생겨난다는 생각이나 없어진다는 생각은 마음에 대한 서술일 수 없습니다. 생멸하는 마음, 생멸하지 않는 마음, 청정한 마음, 청정하지 않는 마음도 없습니다. 일심법계에서 보면 깨끗한 마음도 더렵혀진 마음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에서는 "법성法性은 미혹에 의..
기억된 분별의 하나하나는 지각이 남겨 놓은 것이기에 '미세한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세한 흔적들의 총합이 '나'가 되고 흔적들이 나의 흔적이 되면서, 미세한 지각의 영역을 넘어 '거친 분별[麤]' 곧 '나'를 중심으로 하는 사유 형태가 자리잡게 됩니다. 기억의 흔적들만을 놓고 보면 '미세한 지각'영역이지만, 이 흔적들이 모여 하나의 주체적 자아를 재구성한 뒤 인식 주관과 인식 대상으로 뚜렷하게 분별되면 '거친 사유'의 지각 영역이 됩니다. 업상業相, 전상轉相, 현상現相은 '미세한 기억[細]'들의 흔적이며, 이 흔적들에 의해 나의 존재 의식이 생긴 이후의 지식 작용인 지상智相과 상속상相續相은 '거친 분별[麤]입니다. 기억들이 하나의 통합적인 인식 주체로 재구성된 '나'를 중심으로 사건, 사물들에 ..
생겨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 인연의 총상이 마음으로 나타난 것을 알며, 그것이 수행자의 전부임을 투철히 깨닫게 된다면, 분별에서 분별을 떠납니다. 분별에서 분별을 떠난 마음은 과거의 사실을 기억하는 분별에만 머물지 않으므로 현재를 새롭게 나타내는 인연의 마음이 됩니다. 항상 인연의 총상으로서 하나 된 상태에서 분별을 알아차리는 마음입니다. 생멸하는 가운데 생멸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여의 마음입니다. 진여의 마음을 불생불멸이라고 하여 생멸이 없다고만 이해해서는 안됩니다. 생겨난 마음이 온갖 인연을 담고 진여가 된 것이며, 사라지는 마음 또한 그렇습니다. 생멸이 분명합니다. 생멸은 인연의 장면을 담아내는 기억된 마음에 의해서 이해되기에 마음의 표상이 인연에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인연이 마음이고 마..
-삼세상三細相 : 업상業相, 전상轉相, 현상現相 -오의五意 : 업식業識, 전식轉識, 현식現識, 지식智識, 상속식相續識 -여섯가지 물든 마음 1.집상응염執相應染 : 집착과 상응하는 오염된 마음 2.불단상응염不斷相應染 : 끊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상응하는 오염된 마음 3 분별지상응염分別智相應染 : 분별지와 상응하는 오염된 마음 4.현색불상응염現色不相應染 : 경계로 나타난 상응하지 않는 오염된 마음 5.능견심불상응염能見心不相應染 : 업식에 담겨있는 기억된 이미지를 가지고 인연에 색깔을 입혀 자신의 기억대로 세상을 보게 함으로써 그 기억만의 이미지에 갇힌 세계를 '능동적으로 만드는 상응하지 않는 오염된 마음' 6.근본업불상응염根本業不相應染 : 자성을 갖는 분별을 짓는 '상응하지 않는 오염된 마음'
거친 분별의 마음에는 반드시 심왕과 상응하는 심소의 작용이 있습니다. 심왕心王과 심소心所가 인식의 장에서 같은 대상을 반연하여 아는 마음인 것에는 차이가 없지만, 심왕이 '거울이 전체를 비추면서 낱낱을 드러내는 것'과 같다면 심소는 '심왕이 알아차린 경계 위에다 기억된 갖가지 분별지를 통해 전체의 모습과 낱낱의 모습을 인식하고 다시 기억을 상속시켜가고 있다는 것'에서 서로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심왕과 심소가 같은 대상을 반연하므로 연상緣相이 같다고 하고, 같은 양상으로 알아차리므로 지상知相이 같다고 하며, 연상과 지상이 같기 때문에 심왕과 심소가 상응한다고 합니다. 심왕과 상응하는 심소가 있고, 이들의 작용에서 연상과 지상이 같기 때문에 곧 인식 주관인 심왕과 심소가 상응하면서 인식 대상인 연상과 그 사..
인연인 마음의 알아차림만 놓고 본다면 청정하지도 않고 청정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나와 나의 소유를 상대하는 알아차림은 청정한 것입니다. 청정과 물듦의 분별이 분명해졌습니다. '마음의 알아차림'과 '형성된 기억을 동반한 마음작용인 분별지分別智'가 함께 앎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T1000.0 : 인연의 총상인 마음은 그자체로 청정하지도 않고 청정하지 않지는 것도 아니다. 이 인연의 총상인 마음을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이 본다면 청정한 것이고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은 것을 나와 나의 소유로 알아차린다면 물듦이 된다. 일어난 마음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는데 이행하는 마음 씀을 나와 나의 것으로 행하면 선악업을 짓겠고 나와 나의 소유를 상대하는 알아차림으로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