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여에서 보면 생겨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지만, 망념에서 보면 생겨나고 없어집니다. 그것이 마음 하나에서 일어나고 있기에 한마음[一心]이라고 합니다. 또한 인연인 마음은 '아는 마음'과 '알아차리는 대상'이 서로 다른 실체를 갖는 것일 수 없어 한마음이기도 합니다. 우리들이 쓰고 있는 마음작용의 하나하나에 진여와 번뇌가 함께 있으면서 법계연기의 총상이 되기도 하고 분별의 망상이 되기도 하기에, 한 생각 돌이키면 그 순간 인연의 무자성無自性에 눈뜨는 것이 가능하고, 그것 자체가 자신의 인연을 자각하는 것이므로 다시는 무명화하지 않는 지성이 늘 작용한다고 하겠습니다. T1000.0 : 마음 하나가 법계연기의 총상이 되기도 하고 분별의 망상이 되기도 하는데, 그렇담 중요한 행동은 무엇인가? 무주無住 무상無相..
기억된 이미지가 마음이 만든 것인 줄 확실히 안다는 것은 모든 것의 무상無相을 보는 것이며, 집착할 실재가 없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이미지의 허구를 넘어서면서 이미지와 연계된 실재적 사고도 사라지는 것이지요. 이미지를 표현하는 언어와 형상이 자성이 없는 방편인 줄 알고 자성이 없는 공성임을 체득하여, 언어에도 걸리지 않고 형상에도 걸리지 않는 분별과 판단을 하는 것입니다. 바른 판단인 지혜로 방편을 자유자재로 쓰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이 오염되지 않는 지성입니다. 생겨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면서 인연 따라 무상無相과 무념無念으로 알아차리고 있는 지혜의 근거입니다. 무상無相이란 형상에 매이지 않는 공성의 인연을 꿰뜷어 아는 것이며, 무념無念이란 망념이 만들어 놓은 언어 판단에 속지 않는 것입니다. ..
우주란 큰 생명이고 개체는 작은 생명으로 잘못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작다고 해서 그 부피 만큼 만의 생명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모습 그대로 우주의 생명이며, 다른 모든 생명들 또한 그렇습니다. 어느 것이 더 큰 생명의 가치를 갖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가 서로를 살리면서 법계의 흐름을 인연의 앎으로 드러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느 것 하나 소중하고 귀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생명이 현상을 갖는 모습만으로 드러나는 것일 수 없습니다. 텅 빈 공겁空劫이 모습으로 드러나는 생명과 다른 것 같지만 빈 모습 그대로가 생명의 모습입니다. 빈 모습과 드러난 모습의 어느 한쪽이 생명의 본질일 수 없습니다. 생명이란 어떤 모습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모습이 그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도 모습..
마음과 무명과 앎이 우주 법계의 소식 생멸하는 변화에 생멸하지 않는 우주를 담고 있는 것이 마음이며, 이 마음이 드러나는 것은 하나하나의 앎입니다. 자각하지 못하면 무명이지만, 무명은 인연이 드러내는 앎이기에 마음과 무명과 앎이 우주 법계의 소식입니다. 우주 법계의 인연들은 모양을 달리하는 앎의 흐름으로 언제나 생멸 그 자체입니다. T1000.0 : 한 마음은 우주 법계의 소식. 마음은 그 자체 소식이고 정보이고 앎이다. 한 마음이 일어나면 우주 법계로서의 신체 변용의 정보가 생겨난 것이고 사라지는 것 또한 정보가 사라진 것. 한마음 한마음이 인연의 총상인 신체의 변용을 정보로 전달되는 정보의 이행이다. 그리하여 이 정보의 이행에 예속되지 않는 자유가 기쁨과 슬픔에 머물지 않는 평안으로...
마음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법계의 인연 '생멸심'이란 생겨나는 마음이며 없어지는 마음을 말합니다. 그러나 마음은 생겨나는 것도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마음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법계의 인연입니다. 생겨나는 것 같지만 그것이 마음의 얼굴이 아니고, 없어지는 것 같지만 그것 또한 마음의 모습이 아닙니다. 어느 것도 마음이라는 것과 상응하지 않는 것이 없지만, 그렇기에 어느 것도 마음일 수 없습니다. 있다는 생각이나 없다는 생각, 생겨난다는 생각이나 없어진다는 생각은 마음에 대한 서술일 수 없습니다. 생멸하는 마음, 생멸하지 않는 마음, 청정한 마음, 청정하지 않는 마음도 없습니다. 일심법계에서 보면 깨끗한 마음도 더렵혀진 마음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에서는 "법성法性은 미혹에 의..
기억된 분별의 하나하나는 지각이 남겨 놓은 것이기에 '미세한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세한 흔적들의 총합이 '나'가 되고 흔적들이 나의 흔적이 되면서, 미세한 지각의 영역을 넘어 '거친 분별[麤]' 곧 '나'를 중심으로 하는 사유 형태가 자리잡게 됩니다. 기억의 흔적들만을 놓고 보면 '미세한 지각'영역이지만, 이 흔적들이 모여 하나의 주체적 자아를 재구성한 뒤 인식 주관과 인식 대상으로 뚜렷하게 분별되면 '거친 사유'의 지각 영역이 됩니다. 업상業相, 전상轉相, 현상現相은 '미세한 기억[細]'들의 흔적이며, 이 흔적들에 의해 나의 존재 의식이 생긴 이후의 지식 작용인 지상智相과 상속상相續相은 '거친 분별[麤]입니다. 기억들이 하나의 통합적인 인식 주체로 재구성된 '나'를 중심으로 사건, 사물들에 ..
생겨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 인연의 총상이 마음으로 나타난 것을 알며, 그것이 수행자의 전부임을 투철히 깨닫게 된다면, 분별에서 분별을 떠납니다. 분별에서 분별을 떠난 마음은 과거의 사실을 기억하는 분별에만 머물지 않으므로 현재를 새롭게 나타내는 인연의 마음이 됩니다. 항상 인연의 총상으로서 하나 된 상태에서 분별을 알아차리는 마음입니다. 생멸하는 가운데 생멸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여의 마음입니다. 진여의 마음을 불생불멸이라고 하여 생멸이 없다고만 이해해서는 안됩니다. 생겨난 마음이 온갖 인연을 담고 진여가 된 것이며, 사라지는 마음 또한 그렇습니다. 생멸이 분명합니다. 생멸은 인연의 장면을 담아내는 기억된 마음에 의해서 이해되기에 마음의 표상이 인연에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인연이 마음이고 마..
-삼세상三細相 : 업상業相, 전상轉相, 현상現相 -오의五意 : 업식業識, 전식轉識, 현식現識, 지식智識, 상속식相續識 -여섯가지 물든 마음 1.집상응염執相應染 : 집착과 상응하는 오염된 마음 2.불단상응염不斷相應染 : 끊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상응하는 오염된 마음 3 분별지상응염分別智相應染 : 분별지와 상응하는 오염된 마음 4.현색불상응염現色不相應染 : 경계로 나타난 상응하지 않는 오염된 마음 5.능견심불상응염能見心不相應染 : 업식에 담겨있는 기억된 이미지를 가지고 인연에 색깔을 입혀 자신의 기억대로 세상을 보게 함으로써 그 기억만의 이미지에 갇힌 세계를 '능동적으로 만드는 상응하지 않는 오염된 마음' 6.근본업불상응염根本業不相應染 : 자성을 갖는 분별을 짓는 '상응하지 않는 오염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