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갈림 미국의 뉴헤이번 선원에서 법문이 끝난 후였다. 누군가가 "큰스님, 마음이 공함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꼭 생사의 고통을 거쳐야 합니까?"하고 질문했다. 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너에게 묻겠다. 너는 어디서 왔느냐? 삶에서냐, 죽음에서냐?" 제자가 대답했다. 숭상 큰스님께서 다시 물으셨다. "삶에서? 삶이 뭔데?" 제자는 한동안 대답하지 못하다 입을 뗏다. "자아(自我)요." "자아? 자아가 무엇이냐?" 제자는 대답하지 못했다. 큰스님께서 컵을 들며 말씀하셨다. "여기 물 보여? 아마 지금 18도쯤 될 거야. 온도를 영하로 낮추면 물은 얼음이 되고 100도쯤으로 올리면 수증기가 돼. 물인데 온도에 따라 형태가 생기고 없어지고, 생기고 없어지고 이런다 이거야. 물에서 얼음으로, 얼음에서 수증기..
4. 그러므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유익한 것은 우리의 지성 또는 이성을 가능한 한 완전하게 하는 것이며, 오로지 이것에만 인간의 최고의 행복 또는 지복이 있다. 왜냐하면 지복은 신에 대한 직관적 인식에서 생기는 정신의 만족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성을 완전하게 하는 것은 신 및 신의 속성들 그리고 신의 본성의 필연성에서 나오는 활동들을 인식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성에 의하여 인도되는 사람의 궁극적 목적, 즉 그로 하여금 다른 모든 욕망들을 제어하려고 애쓰도록 하는 최고의 욕망은 그 자신 및 그의 인식의 범위 안에 들어올 수 있는 모든 것을 타당하게 파악하도록 그를 이끄는 욕망이다. 12. 인간에게는 연합을 형성하고, 하나의 조직체를 만들기에 가장 적당한 유대에 의해 서로 뭉치는 것이,..
신의 본체 "스님께서는 신을 믿으십니까?" 한 여성이 숭산 큰스님께 물었다. "물론이지요!" 여자는 당황했다. "아니, 일반 스님도 아닌 선사이신 분이 어떻게 신을 믿을 수 있어요?" "나는 내 손을 믿습니다. 내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마음을 믿어요. 그런데 신을 못 믿을 이유가 뭐 있습니까? 당신이 당신의 참나를 온전히 믿는다면 하늘은 푸르고 나무는 초록이고 개는 '멍멍!'하고 짖는 걸 믿게 돼요. 매우 간단하지요?" 여자는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숭산 큰스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불교에서는 '하나하나가 완전하다.'고 가르칩니다. 다시 말해, 당신 마음은그 자체로 완전하다는 뜻입니다. 어떻게 마음이 완전할 수 있는가?(주장자를 내려치시며) 바로 이 순간입니다. 금방 소리 들으셨어요?(주장자르 다..
나는 장차 재목이 되기도 하고 재목이 되지 못하기도 하는 중간에 처신하겠다. 그러나 재목이 되고 재목이 되지 않는 것의 중간이란 것은 도와 비슷한 것 같으나 도가 아니다. 그러니 얽매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만약 도와 덕을 타고 유유히 떠다니는 자라면 그렇지 않다. 칭찬도 없고 비방도 없으며, 한번은 용이 되었다가 한번은 뱀이 되었다가 시간과 더불어 변화하면서 한 곳에 집착하지 않고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조화로움을 자신의 법도로 삼을 것이다. 만물의 근원에서 노닐면서 사물을 사물로서 부리되 외물에 의해 사물로서의 부림을 받지 않을 것이니 어찌 얽매임이 있겠느냐! 이것이 바로 신농과 황제의 법칙인 것이다. 그러나 만물의 정황이나 인간 세상의 습속은 그렇지 않다. 모이면 흩어지고, 이루면 무너지고,..
니체를 따라 우리는 반시대성을 시간과 영원보다 훨씬 더 심오한 것으로 발견하게 된다. 즉 철학은 역사의 철학도 영원성의 철학도 아니다. 철학은 반시대적이며, 언제나 그리고 오로지 반시대적일 뿐이다. 다시 말해서 '내가 바라는 것은 이 시대에 반하는, 도래할 시대를 위한' 철학이다. 새뮤엘 버틀러를 따라 우리는 에레혼Erehwon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원초적인 '부재의 장소'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 위치를 바꾸고 위장하며 양상을 달리하고 언제나 새롭게 재창조되는 '지금-여기now-here'라는 것을 동시에 의미한다. 들뢰즈,『차이와 반복』p21 mlwlab: Erehwon은 now-here를 거꾸로 배열한 낱말이다. 들뢰즈는 에레혼이란 단어를 통해 철학이 '부재의 장소[no-where:어디에도 없는..
이 글은 '들뢰즈가 쓴 의 1.의식에 대한 평가절하(사유에 대한 옹호): 유물론자 스피노자(p32~38)'을 불교적 용어와 결합시킨 편집글이며 초점은 '전도몽상(뒤집혀진 꿈같은 생각)'에 대한 스피노자적 이해[혹은 증명]에 있다.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의식은 환상의 장소이다. 의식의 본성은, 결과를 받아들이되 그 원인들을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의식은 두 눈 뜨고 꾸는 꿈일 뿐이다.의식은 순수하게 이행적이다. 1. 원인의 질서: 인연이것은[무의식의 발견] 물론 의식이 환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의식의 본성은, 결과들을 받아들이되 그 원인들을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원인들의 질서는 다음과 같이 정..
조지 소로스의 투자법의 요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태과불급'이다. 소로스는 세계를 이해하는 틀로서 재귀성이란 개념을 여러해 동안 출판된 책들을 통해 강조해왔다. 그에 따르면 사람의 생각에는 두가지 기능이 있는데 하나는 세상을 이해하는 기능인 인지 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상황을 자신에게 이롭게 바꾸는 조작 기능이다. 시장 참여자는 인지 기능과 조작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게 되는데 이 때 두 기능은 서로 재귀적 역할을 하며 돈다. 인지하고 조작하고 조작하고 인지하고가 동시에 이루어지다보니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어도 결과를 결정할 수는 없다. 하여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재귀성의 영향으로 지나치고 모자르고가 반복하는 게 시장이 돌아가는 원리라는 것이다. 즉 태과불..
마뚜라나 바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겪은 체험들의 유사성이 결코 구조적 결정론을 반박하지는 못합니다. 약을 먹는 것은 특유한 구조들을 갖는 분자들을 당신의 유기체 속으로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들은 나중에 유기체의 일부가 되고 그것은 신경체계 구조를 변경시킵니다. 약을 먹는 것은 특유한 구조들을 갖는 분자들을 당신의 유기체 속으로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들은 나중에 유기체의 일부가 되고 그것의 신경체계 구조를 변경시킵니다. 하지만 '일어나는 일'은 신경체계 자체의 구조에 의존할 것입니다. 당신이 집어삼키는 물질에 대응하는 유기체 내부의 수용체들이 없다면, 결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기억해 두어야할 것은 수용체가, 문제되고 있는 물질 - 예컨데 약-의 구조에 부합하는 특유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