푀르크젠 선생님은 예전에, 모든 질병의 99퍼센트가 사랑의 결핍에 의해 야기되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조건을 달아 선생님이 틀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직 97퍼센트만이 그럴 수 있겠지만 틀림없이 그보다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사랑의 결핍과 질병 사이에 어떤 연결관계가 있다고 보는지요? 마뚜라나 존재의 근본적인 조건은 신뢰입니다. 나비가 자신의 번데기를 벗고 나왔을 때, 나비의 날개와 더듬이, 몸통과 전체 몸의 상태는, 공기와 기운을 북돋워주는 바람, 그리고 꿀을 빨 수 있는 꽃들이 있을 것이라고 신뢰합니다. 나비와 세계 사이의 구조적 상응은 암묵적인 신뢰의 표현입니다. 하나의 씨앗이 젖어들어 싹을 틔우기 시작할 때, 씨앗은 모든 필요한 ..
마뚜라나 나는 이 테제를 강력히 지지할 뿐더러, 내가 독재의 개념적 토대들을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내 작업으로 인해 나는 민주주의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이해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민주주의가, 자기존중과 타자들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참여와 협력이 가능할 수 있는 '더불어 살기'의 공간으로서 매일 새롭게 창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재가 파괴하는 첫 번째의 것은 한 사람 한사람의 개인의 자기 존중과 자율입니다. 독재는 살아 있음의 대가로 복종과 순종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테제는 마뚜라나가 성찰한 '권력은 복종을 통해 탄생한다'는 것인데, 이와 유사하게 스피노자는 에서 자연상태에서 죄란 존재하지 않으며 국가에 있어서 '죄는 불복종'의미한다는 ..
마뚜라나 대체로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내가 재능은 있으나 상상력이 부족하다고, 도무지 창의성이 없다고 말합니다. 내가 인지라는 주제는 피하고 단지 내 실험들을 계속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랬다면 이미 노벨상을 받았을 거라고 말입니다.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내가 의학부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뜻인가요?" 대답은 그렇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내 작업이 분명하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언짢았지만, 어느 날 한 친구가 내가 꼭 이해받아야 하는지, 도대체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받을 필요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정말 그가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왜 이해받아야 하는 거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작업을 진지하게 수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이 나는 어떠한 논쟁도 피하지 않았고 내 견..
마뚜라나 의심할 바 없이 나의 어머니가 나의 정신적이고 지적인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어머니는 내가 세계에 대한 나 자신의 이해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가르쳤고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를 갖도록 가르쳤습니다. 어느 날 내가 형과 놀고 있을 때 어머니가 우리를 부른 적이 있었습니다(그 때 나는 11살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말씀하셨죠. "애들아! 어느 것도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것은 없단다. 어떤 행동은 적합할 수도 있고 부적합할 수도 있고, 옳거나 틀릴 수도 있단다. 그래서 어느 쪽을 정하느냐는 너희들의 책임이란다." 그리고는 덧붙여 말씀하셨지요. "좋아, 이제 다시 나가 놀으렴." 포르크젠 이 일화가 선생님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마뚜라나 만일 어떤 행위가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것으로 ..
그러자 동자승이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 "예전에 스승님께서 제 정수리를 쓰다듬으며 저에게 오계를 내리시고 저의 법명을 지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스승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름은 곧 내가 아니요, 나는 바로 저 공空이다.'하십니다. 공이란 곧 형체도 없는 것이니, 이름이 있다 한들 장차 어디에 쓰리까. 법명을 돌려 드리고 싶사옵니다." "너는 그 이름을 공순히 받았다가 고이 돌려보내라. 내가 육십 년 동안 세상을 살펴보니, 어떤 사물이든 머물러 있는 것이 없고 모두가 도도하게 흘러가더라. 해와 달도 가고 가서 그 둥근 바퀴를 멈추지 않으니, 내일의 해는 오늘의 해가 아니다. 그러므로 '미리헤아리는 것'은 이치를 '거스르는 것'이요, '붙잡아 두는 것'은 '억지로 애쓰는 것'이요, '돌려보내는 것'은 공..
p47 마뚜라나 처음에는 분리를 체험합니다. 이러한 체험은 결국엔 연결됨의 통찰로 바뀝니다. 물론 나는 내가 서술하고 있는 대상의 일부가 아닙니다. 여기 탁자 위에 있는 유리잔을 가리키는 경우, 나는 그 유리잔의 일부가 아닙니다. 하지만 유리잔을 구분해 내는 것은 나와 관계되어 있어야 합니다. 나는 그것을 서술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그 구분을 사용하는 사람입니다. 또는 그 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아무도 이런 구분을 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환경으로부터 특화되어 있고 분리되어 있는 물질적인 실체 또는 관념적인 실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T2020유리잔은, 유리잔을 구분하는 관찰자에 의존하고 있다. [연기는 원인과 결과에, 부분에, 생각에 의존해 있다는 것] 유리잔은 따로 분리되어 있는 대상..
불교의 가르침처럼 모든 것이, 모든 행위가 마음이 짓는 바라고 하면 마음은 언어로 표현될 수 밖에 없으며 이 마음이, 또는 이 언어가 출현하는 상황은 마뚜라나가 말하는 '행위의 조정의 조정'이 발생할 때이다. 가령 제자가 스승에게 '불법이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때 이는 바로 언어가 출현하는, 질문자의 '행위의 조정의 조정'을 유발할 질문을 제자가 던지는 것이고 이는 언어를 통해, 그러니까 언어가 아니면 발생할 수 없는 '조정의 조정' 과정인 것이다. 이때 스승은 언어가 출현하고, 마음이 짓기 시작하는 이 단계에서 무의미한 대답을 통해 '조정의 조정'의 과정을 되돌려 공의 이치를 깨우치는 안내자 역활을 한다. 불법이 무엇인지는 실로 그 대답이 어떻든지 언어의 출현과 그 이전을 깨닫는데 있다. 마뚜라나 ..
1.올바른 경청을 위해서 어느 정도로는 하나의 체계에 자신들을 통합시켜야 합니다.(무편각적 마주침) 2.하지만 그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일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위치를 점하기 위해, 그리고 성찰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만 합니다.(직각적 마주침) 예를 들어 어떤 어머니가 자신의 딸의 끔찍한 행위에 대해 나에게 불평하고, 그 때 내가 그 소녀에게 그녀의 행위가 정말로 너무 끔찍하다고 말해주고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녀에게 너무 끔찍하다고 말해주고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녀에게 묻는다면, 나는 그 체계 안에 에워싸인, 그래서 그 체계를 그 상태 그대로 유지해 주는 상호작용들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 체계를 긍정하지 않고 체계의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