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맞습니다. 하지만 그때 내 성격에 중대한 변화가 일었습니다. 죄의식과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었는데 고쳤습니다. 심리분석 전문가의 치료를 받았지요. 입원을 하지 않고 일주일에 한두 번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그다지 깊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매우 중요한 과정이었죠. 마음 속의 문제를 막상 털어놓고 나면 그게 그다지 대수롭기 않게 생각됐습니다. 그리곤 곧 잊을 수 있었죠. 한번은 입 안의 침샘에 이물질이 박혀 무척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굉장히 고통스런 수술을 해 그걸 빼냈습니다. 둥글고 딱딱한 공 같은 것이 나왔어요. 나를 그렇게 고생시킨 놈이라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순순한 칼슘인데 마르면 가루가 되는 거였습니다. 내가 마음 속으로 매달린 고민거리도 이와 마찬가지였습니다. 어쨋거나 밖으로 ..
1. 잘못이란 있는 건가? 잘못은 본래 없고 잘못이란 생각이 있는 건대, 문제는 생각에 집착하는 것이겠지. 생각을 고집하는 것이겠지. 항상 옳은 생각이란 없으니 본래 잘못은 없고 생각에 따른 결정, 행위가 낳는 과보가 따를 뿐. 과보를 달게 받든 아니면 그런 결정, 행위를 하지 않아 과보가 생기게 하지 않든. 선택할 문제. 하므로 잘못은 없고 선택만 있을 뿐. 선택과 책임만 있을 뿐. 2. 너의 입장과 나의 입장이 대결할 때. 너의 입장을 이해하고, 이해하지만 나의 입장을 양보하기 싫을 때. 어떤 마음이면 나의 선택을 너에게 웃으면서 말할 수 있을까. 3. 눈에 병이 나면 '그냥 눈넹 병이 났구나.'라고만 생각하면 돼요. 그런데 우리는 '아마 전생에 못 볼 것을 보았나 보다.'라고 생각하지요. 또 사람이..
1. 사과하는 것은 나지만 받아들이고 안 받아드리고는 그 사람의 자유입니다. 그러니까 이혼을 당해도 할 수 없는 겁니다. 내가 먼저 깨뜨렸을 때는 그 과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상대가 먼저 깨뜨렸을 때는 그것을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합니다.(답답하면 214) 2. 수행은 자기 생각을 내려놓는 게 제일 중요한데, 그러자면 생각보다도 행동을 우선해야 합니다. 먼저 해 보고 그 다음에 평가를 해야 되겠지요. 그렇지 않고는 자기 관념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이해해서 목표에 도달한다.'는 건 자기 관념의 범위 안에서 움직이는 겁니다. 그러나 자기가 이해 안 되는 문제를 차고 나갈 때에야 자기 관념이 무너집니다. 불교의 '화두'란 이해되는 게 아닙니다. 이해가 안 되니까 화두인 겁니다. 털끝만치도 이해가 ..
1. 그리고 어떤 일에 대해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히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 의무감을 내려놓으면 마음이 아주 가벼워져요. 보통 자신 없는 일이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할 때, 마음이 천 근처럼 무거워집니다. 의무감이 주는 부담 때문이지요. (답답하면 179) 2. 그리고 욕심이나 화가 나는데도 그것을 참고 사는 것을 수행이라 알고 있는데, 그건 수행이 아닙니다. 단지 착한 사람으로 사는 거지요. 이런 사람들은 마음이 무겁습니다. 세속인과 다른 생활을 하겠다고 집을 나온 스님이나 신부님, 수녀님 같은 분들 중에는 이렇게 마음이 무거운 사람들이 많아요. 성향이 다 다른 사람들이 종교적인 윤리나 도덕 같은 기준에 맞추어 함께 살고, 항상 근엄한 태도를 보여 줘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을..
1. 어떤 일을 할 때는 되느냐, 안 되는냐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성공과 실패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자꾸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일을 하기로 했으면 성공과 실패를 생각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되겠는냐만 생각하면서 연구하는 겁니다. 될까 안 될까 하는 것은 번뇌예요. 안되면 이렇게 저렇게 해 보는 그것이 재미고 인생입니다. (답답하면 146) 2. 그래서 한 번 안괴고 두 번 안되고 세 번, 네 번 안되고 다섯 번째 시도해도 안 된다고 하면 좌절하느냐? 아닙니다.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안 되고 이것도 저것도 안되면 앞으로는 될 확률이 자꾸자꾸 더 높아지지요. 그래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하는 것 아닙니까. 실패했다는 것은 '아, 이 방법으로는 안 되는 것이구나...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아, 거만하지 말고 겸손하라. 제자들아, 비굴하지 말고 당당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우리는 겸손하라고 하면 비굴하기 쉽고 당당하라고 하면 교만하기 쉽지요. 그러나 잘 살펴보면 겸손한 것과 당당한 것은 한 쌍을 이루는 짝입니다. 자기가 남보다 돈도 많고 지위가 높다고 목에 힘을 주는 교만한 사람은 자기보다 더 돈이 많고 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만나면 고개도 제대로 못 들고 비굴해집니다. 이렇게 교만함과 비굴함은 서로 짝을 이룹니다. 안으로 당당하면 밖으로는 자연히 겸손해집니다. (답답하면 121)